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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보다 키스가 더 위험하다!
감염 위험 때문에 문신을 금지한다고? 차라리 키스를 못 하게 막는 게 낫지!” 문신(타투)은 그간 ‘조직폭력배의 상징’쯤으로 여겨져 금기시돼왔다. 현행 법체계 아래에선 사람 몸에 문신을 새기는 일이 불법 의료행위로 간주돼 처벌을 받는다. 문화연대는 13일 문신 합법화를 위한 토론회 및 기자회견을 갖고 “문신 금지는 행복추구권, 직업 선택의 권리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했다. (아래 동영상 참조) 이날 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서울대 국문과 조현설 교수는 ‘남자들은 때때로 몸뚱이에 비늘로 먹물을 넣어 글씨나 그림을 그린다. 이것을 문신이라고 한다’고 기록된 삼국지(三國志) 동이전(東夷傳) 한(韓) 편을 들어 문신이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이었음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원시 혹은 고대사회에서 보편적 문화 양식이었던 문신은 한 집단이 밖으로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안으로는 동일성을 구현하는 사회적 장치였다”며 “하지만 화이론(華夷論) 같은 차별적 담론에 의해 미개한 오랑캐의 습속으로 규정된 뒤 본래의 문화적 맥락을 잃고 어리석음, 혹은 악행의 표상으로 재탄생했다”고 지적했다. 역시 발제자로 나선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김완 활동가는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현행 법체계 및 대법원 판례를 비판했다. 그는 “문신 시술 자체를 무리하게 의료행위에 포함시켜 ‘보건범죄에 관한 특별조치법’이나 ‘의료법’에 의해 처벌할 게 아니라, 비위생적인 문신 시술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한해 형법 등 일반법으로 처벌하면 충분하다”면서 “오히려 문신 시술을 양성화시킬 때에만 사법 당국이나 의사들이 말하는 위생 규제가 현실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 자격으로 온 의사 최규진씨(보건의료단체연합)는 “문신은 의료행위가 아니고 보건위생 조치가 필요한 예술행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람의 문신 시술에 쓴 바늘을 다른 사람을 상대로 다시 쓰지만 않으면 감염 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문신을 하면 MRI를 못 찍는다 등 온갖 속설이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위생 때문에 문신을 금지하느니 차라리 키스를 못 하도록 막는 게 공중위생엔 더 적합하다”고 꼬집었다. 문신의 보편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토론자 홍성일씨(서강대 박사과정)는 “요즘 들어 문신을 한 사람에 대한 상업적 눈길이 느껴진다”면서 “문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문신 합법화를 요구하는 전국행진’을 벌여온 이랑 타투매거진 대표는 “문신을 예술까진 아니더라도 ‘소수의 문화’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타투를 관광자원으로 잘 개발할 경우 비보이에 이은 또 하나의 한류 컨텐츠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랑 대표 등 타투이스트들과 문화연대 회원들은 토론회·기자회견이 끝난 뒤 문신 합법화를 권고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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